1
우리 집 식구 중엔 두 마리 고양이가 있다.
육년 차 큰 놈은 긴 털이 멋진 터키원산 앙고라계통의 숫컷인 미래,
작은 놈은 삼년 차 코리안 밥테일 삼색이 방울이라 부른다.
삼색이 고양이는 모두 암놈이란다.
한 집 거쳐 우리에게 온 미래는 모델같이 멋진 폼이 나지만
소리를 듣지 못한다.
미래가 온 지 삼년 뒤, 어느 가을 날 아파트 뜰 안에서
어미 잃고 울어대던 한 달가량 고양이가 방울이다.
이번 추석날 어찌어찌하여 방울일 잃었다가
가출 8시간 만에 다시 찾았으니 행운이다.
고마운 일이다.
저녁5시경 3층 현관 문 나가서 가족이 외출 후 돌아온 새벽 1시,
방울이가 집에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식구들이 여기저기 찾기 시작했다.
아파트 일층 평상 밑에 겁에 질려 움크리고 있는 녀석을
눈매 좋은 아내가 발견했다.
2
딸과 사위를 동반하고 편찮으신 장모님 댁을 방문했다.
술에 취해 졸다가 집에 돌아올 때 불미한 다툼을 알게 되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미리 의견을 들어 보는 일이 필요하다.
3
추석 날 아침, 아차산에 올랐다.
해맞이가 좋은 이곳은 산책길 삼아도 좋을 만큼
생활 터에서 쉽고 짧은 거리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향한다.
아차산은 “해맞이 산” 이라는 아단산(阿旦山)으로
이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명절날 이른 시간이라 한적하고 하늘은 맑아
용마산이 가린 수락산 쪽을 제외하면 서울주변의 모든 산과
굽이굽이 흐르는 한강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서울이 아름다운 이유는 강과 산,
그들의 조화라고 생각했다.
정선에서 발원하여 충주를 지나 거슬러 오르는 남한 강과
금강산, 오대산,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하여
청평을 거쳐 아래로 흘러가는 북한강
두 물이 만나 양수, 두물머리에서 한 강으로 된다.
두물머리, 조안면에는 茶山선생 유적지가 있다.
태극 문양을 그리며 유유하게 흐르던 한강이
김포 일산 사이에 다다르면 북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을 받아들여
하성면 시암에서 합수하여 강화를 지나 서해로 흘러간다.
고구려 산성인 아차산에서 내려다보면 눈앞에 광나루,
건너 우측엔 풍납토성(몽촌토성, 백제위례성), 백제고분이 보이고
좌측으론 신석기유적지인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있어
남다른 감회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