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피면 입추다.
연일 서울 날씨는 35도를 넘나드는 暴炎(폭염)이다.
..
어제는 식구들이 장모님을 모시고
동서네와 처남처제 동반으로 춘천 오봉산 배후령 너머 계곡으로
당일 피서를 다녀왔다.
물론 일터에 매인 이 몸은 굳굳하게 서울을 지켰다.
식구들은 아침일찍 출발하고 뒤늦게 출근하려는데
야옹이가 튀어나와 두 앞 발로 바지가랑이를 붙잡는다.
겁을 주어 돌려보내고 문을 닫았다.
늘 붐비던 둔촌동 10차선 거리엔 버스나 택시도 드물어
전형적인 휴가철 한가한 모습이다.
양재역 지하철 계단을 올라오면 눈부신 볕살,
"오 솔레 미오" 눈이 감긴다.
한 낮 한의원 저 편 옥상, 폭 좁은 화분들이 예닐곱개 놓여있다.
키가 눌린 옥수수는 맨 몸으로 뙤약볕에 맞서고 있고
줄줄이 가로수들은 지친 제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댄다.
정중동이라 했나?
더위에 눌린 무덤덤한 생활이지만
형체없는 생각들이 구름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떠 도는 마음이다.
나는 하늘이 좋다.
망망한 그 모습에서 안식을 느낀다.
입추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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