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외손자가 둘이다.
우리나이로 다섯 살 세 살, 둘 다 잠자는 시간외엔 한 눈을 팔 수없는
쉼없는 움직임, 활력 넘치는 사내 아이들이다.
세상이 바뀌었는지
예전에도 그랬는지
손주들이 자라는 동안 철마다 감기에 걸리거나
원인 모를 발열이나 피부발진 등
신경을 곤두 세우는 질환을 앓곤한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느라 밤을 새고
먼 거리에 있는 병원을 찾아 다니는
딸과 사위를 보며 괴로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도중
뒤늦게 따라오는 생각에
지극히 부끄럽고 한심하여
죄인의 심정이 되었다.
내 어릴적 국민학교 2학년 겨울이었던가
감기에 걸렸다.
평소 허약했던 탓인지 감기가 낫지않고 변이를 일으켜
신우신염으로 전변하였다.
한방과 양방을 오가며 오랫동안 치료하고 생활관리를 하였는데
당시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눈에 선하다.
나는 또 왜 그리 짜증을 내었는지,
툭하면 질병을 핑계삼아
엄마를 많이 괴롭혔다.
그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
부끄럽고 괴로운 자가 되었다.
워낙 이곳저곳 못난 모습이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온통 진흙투성이다.
이제부터 손주들에게
큰 목소리로 입바른 말을 하긴 어렵다.
동환이가 지엄마에게 혼날때 하는 말
"다시부터 안 그럴게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리운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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