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건 일기장 이야.

허연소 2008. 2. 14. 17:28
 

지어주는 당신이 아니라면

그다지 살고 싶지 않은 이 세상

마음 조용 들어와 자식 낳아 기르니 

숨이 잠이 편안한 나날이기에

하늘 땅 등에 지고 일하며 사오.


다르게 자라 만나 의지가 되니

배워 사는 서투른 인생 감사한 한편

모자라 부끄러워 힘내서 살게 되오.


달빛 희미한 약속 구름에 시들하나

무오에 뜻을 담아 다정 관용 낮아지어

그대에게 맨 먼저 보일 것이오.


지어주는 영원한 손님 당신

세상이 우리를 떠날 때까지 항상

고운 목소리 그날 설레던 처음 한결

깊 속 잠기어 두고

밥 맛있는 차 내며 두 손 공손히

늘 반갑게 맞아 주겠소.

  

거미줄 세월이라 얼굴 주름이 피고

살 마르니 거친 손 그대  

먼 산 기우는 저녁 

노을 붉게 취해도 아쉬워 마오.

돌아보며 쉬는 밤 고요 누울 때 

하나 둘 묵혀둔 별 들추어 보면 

조화롭던 계절은 형색보다 더  

웃고 자라나는 아이들 따라 새로 새록 즐거움

가로 퍼지는 철없던 일상 아니오.


이제 절하고 싶소. 생명 맡아 길러준 내 정성이오.  

하늘땅에 샘솟아 맑은 아름다움이 그대 품에 안기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축원 올리나이다.

 

연꽃과 겨자씨도 우주를 여닫는데

헌 때 묻은 언어로 잡념 가리며 서툰 글 짓노라니

손 걸음이 무겁다. 여전히 나는 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