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차가운 바람

허연소 2017. 2. 10. 12:04

 

차가운 바람

낼 모래가 정월 대보름이다.

입춘지나 볕은 따사로운데 늦추위에 바람이 거칠다.

 

맑고 찬 날씨에 옅어진 초저녁 어둠

낮일을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

지하철 내려 걸어가는 와중에 내면과 대화한다.

 

십일월 새벽에 심부전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십년 후 십이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두 분 다 겨울 추운 날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 그런지 찬바람을 맞으면 부모님 생각이 난다.

태생이 동짓달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겨우 살아가는 시간

모든 것을 거두고 희고 평등하게 덮어버리는 계절.

달과 별, 더 분명한 모습으로 눈짖하여 고마운데

형편 어려운 사람들과 간간이 눈에 띄는 힘없는 고양이들,

먹이 찾는 어린 새들이 가엾다.

 

우수가 다음 주인데 오늘 마음은 겨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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