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시 반 경에 카톡이왔다.
우일선배님이 전하신 말 " 해암선배님 모친이 돌아가셨습니다."
다섯시 반에 일 마치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분향 후 맞상주이신 바쁜 선배님을 소주 한 잔으로 보내드리고
붐비는 문상객 사이에서 홀로 쇠주 한 병을 비우면서
오버랩되는 과거를 생각히며 호상과 애상을 생각해 보았다.
조문이 많다고 호상은 아니다.
고종이 김구선생이 노대통령이 그러했다.
문상객들의 왁자지껄하는 분위기를 보며
내 어머니의 장례를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이 이런자리에 모여 그간 여러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지향점이 내일로 이어지는 대화가 많을 때는 好喪이요
삶의 애처러움과 다사다난한 과거를 회상하는 분위기는 哀喪이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인지 과거를 회상하는 마당인지가
길상과 애상의 갈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후배의 차를 얻어 타고 장례식장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드는 생각은
인생에 많은 예식 중에 으뜸이 되는 장(長)의 의미가 葬에 함축되지 않았나 싶다.
만남이 즐겁고 귀한 선물이지만 정 붙이고 살아온 삶의 과정과 헤어짐이 애닮은 것이다.
그래서 인륜지사 많은 예식 중 으뜸되는 예식이 장례식이 아닐까?
나이 오십 넘으니 지난 삶에 비추어 겪는 경험이 아주 다르다.
정리하고 헤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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